MB국정원, 전교조 탈퇴 유도 '특수공작'… 교사로 위장 '양심선언'
MB국정원, 전교조 탈퇴 유도 '특수공작'… 교사로 위장 '양심선언'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10.1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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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김여진 합성사진 제작팀 주도… '학부모 연합'과 밀접
국정원 직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양심선언' 글.(사진=포털 다음 아고라 캡처)
국정원 직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양심선언' 글.(사진=포털 다음 아고라 캡처)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회원 탈퇴를 유도하는 '특수공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로부터 국정원 심리전단이 2011년 5월 하순께 원세훈 당시 원장에게 '전교조와해특수공작' 계획을 보고한 문서를 넘겨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지난 5월19일 보수 성향 단체인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 연합' 김순희 상임대표는 전교조 소속 교사 6만여명에게 전교조 단체 탈퇴를 종용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후 심리전단은 전교조 교사로 위장해 인터넷에 전교조의 반국가·반체제 문제를 폭로하는 '양심선언' 글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지난 5월31일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는 '양심교사'라는 필명을 쓰는 이가 '이제 나는 전교조 교사가 아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김 대표가 보낸 편지를 받고 고심한 끝에 떳떳한 교사가 되기 위해 전교조를 탈퇴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전교조와해특수공작'은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나체 합성사진을 만들어 유포한 심리전단 소속팀이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외국인 명의로 '대포 인터넷신분(ID)'을 사용하고, 인터넷 주소(IP) 우회 프로그램을 활용해 IP추적을 피하려했던 정확도 포착됐다.

또 '학부모 연합' 간부와 심리전단 직원이 긴밀한 연락 관계를 유지한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당시 이 단체가 6만여명에 이르는 전교조 교사들에게 편지를 대량 발송하는 데 3000만원가량의 자금을 쓴 과정에 국정원이 관여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한편, '양심선언' ID는 현재 가입자 탈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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