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국감, 부동산정책 실효성 문제 파헤치기
국토부 국감, 부동산정책 실효성 문제 파헤치기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10.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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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의원 "각종 대책들 미봉책 불과…후분양이 답"
임대시장 관리 부실·'고위공직자 다주택 보유' 지적도

12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에서 열린 2017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장관이 감사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정욱 기자)

12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에서 열린 2017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장관이 감사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정욱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된 국토교통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부동산정책의 실효성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새 정부에서 집값 안정을 위해 강도 높은 부동산대책을 내놨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후분양제 등 근본적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몇 몇 감사위원들은 체계적인 임대시장 관리와 고위공직자들의 다주택보유 실태를 꼬집기도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2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에서 국토부를 대상으로 2017년도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대책 실효성을 두고 다양한 질의와 정책제안이 이어졌다.

국민의당 정동영 위원은 직접적으로 후분양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후분양제 도입이 가장 근본적인 부동산대책이라는 것이다.

정 위원은 "지난 박근혜 정부 4년간 집값 상승분의 절반 정도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4~5개월 만에 올랐다"며 "각종 대책이 나왔지만 미봉책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3000만원짜리 자동차를 사도 꼼꼼히 확인해 보고 구입하는데 주택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계약부터 한다"며 "정권이 바뀐 지금이 후분양제를 실시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후분양제 도입 필요성의 취지에는 공감의 뜻을 표하면서도 당장 도입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뜻을 밝혔다.

김 장관은 "후분양제를 전면 실시하기 위해선 업체의 대출조건 개선이 선행돼야 하는 등 여러가지 제약조건이 있다"며 "LH가 분양하는 공공주택의 경우 단계적으로 후분양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위원은 매매시장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대책이 조기에 발표된 반면, 임대차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이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대차시장 안정 대책 수립을 위해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위원은 "정부가 발표한다고 한 주거복지로드맵의 핵심은 임대차시장 안정이다"며 "현재 임대소득자 파악률이 2.58%에 불과한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확정일자 통계를 마련해서 임대시장 관리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확정일자 관련 자료가 국세청과 LH, 감정원 등에 흩어져 있어 통합작업을 진행 중이다"며 "주거복지로드맵은 가계부채 대책 발표 후에 시장 상황을 보고 내놓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정동영 위원(왼쪽)이 김 장관에게 후분양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사진=이정욱 기자)

정동영 위원(왼쪽)이 김 장관에게 후분양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사진=이정욱 기자)

이 밖에도 자유한국당 김성태 위원은 다주택자들의 투기수요를 억제한다는 부동산대책의 취지와 다르게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상당수가 다주택자라는 점을 비판했다.

김 위원은 "정부 부동산대책의 초점은 다주택자들이 집을 빨리 팔아야 한다는 것인데, 고위공직 10명 중 4명이 다주택자다"며 "부동산대책이 다주택자들에게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다주택자라고 해서 집을 무조건 팔으라는 것이 아니라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경우 정당하게 등록하라는 취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