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청소년' 절반 이상 성 질환… 성병 사각지대
'위기청소년' 절반 이상 성 질환… 성병 사각지대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7.10.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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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 교수팀 "정부 차원 체계적 검진프로그램 마련해야"

보호관찰 중인 '위기 청소년'의 절반 이상은 한 가지 이상의 성 매개 질환에 걸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차원에서 이를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체계적인 검진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은 2014년 국내 청소년보호센터와 보호관찰소에서 보호관찰 중인 12∼19세 청소년 237명(남 208명, 여 29명)을 대상으로 성병 유병률과 위험요인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교수팀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위기 청소년에게 소변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56.1%(133명)가 1개 이상의 성병균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35.5%(54명)는 2개 이상의 성병균에 9.2%(14명)는 3개 이상, 3.3%(5명)는 4개 이상에 각각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출된 성병균 중에는 유레아플라스마 파붐(U. parvum), 마이코플라스마 호미니스(M. hominis),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C. trachomatis) 등이 가장 많았다.

'비임균성'으로 분류되는 이 균은 소변을 배출하는 요도에 염증을 일으켜 배뇨 시 통증, 요도 작열감, 요도 분비물 등의 증상을 유발하고, 드물게 혈뇨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들 균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전립선염, 부고환염, 고환염, 골반염, 불임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조사 대상인 위기 청소년 가운데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 감염 사례는 없었다.

교수팀은 보호관찰 중인 청소년들을 위한 체계적인 검진프로그램을 마련과 적절한 치료기회가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문제는 위기 청소년들 상당수가 성병에 걸린 줄도 모른 채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청소년 성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JKMS) 11월호에 발표됐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