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없다" 최후통첩 날린 스페인… 갈림길 선 카탈루냐
"협상 없다" 최후통첩 날린 스페인… 갈림길 선 카탈루냐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10.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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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 "독립선언 여부 16일까지 밝혀라"
헌법 155조 발동 위기… 강경한 '모든 조치' 가능
카탈루냐 분리독립 지지자들이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개선문 앞에 모여 대형 TV 스크린을 통해 중계되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의 자치의회 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카탈루냐 분리독립 지지자들이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개선문 앞에 모여 대형 TV 스크린을 통해 중계되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의 자치의회 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독립 문제와 관련, 타협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독립선언 여부를 먼저 밝히라는 '최후통첩'을 날렸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11일(현지시간) 긴급 각료회의를 주재한 뒤 “내각은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독립을 선언한 것인지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으로부터의 응답이 향후 상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전격 대화 제안에 화답하는 대신 헌법에 따른 강령한 조치를 취하기 위한 예비단계에 착수한 것이다.

실제로 라호이 총리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에게 오는 16일까지 독립선언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AFP의 보도에 따르면 라호이 총리는 “민주주의 법규와 불복종, 불법 사이에 중재 가능한 여지는 없다”면서 카탈루냐 측이 제시한 모든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중앙정부가 자치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하면서 카탈루냐 사태는 다시 안갯속에 빠진 모습이다.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만일 독립 선언을 할 시 스페인 정부는 헌법 155조를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 조항은 중앙정부가 헌법을 위반하고 중앙정부에 불복종하는 자치정부를 상대로 ‘필요한 모든 조처’를 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이 조항이 발동되면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를 상대로 자치권 몰수, 자치정부와 의회 해산 후 지방선거 실시 등 매우 강경한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

다만 스페인 정부 입장에서도 이 조항이 발동될 경우 카탈루냐와 전면 충돌할 것이 불가피하고, 이 때 유혈사태도 예상되는 만큼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완전한 분리독립 대신 협상을 통해 자치권을 확대하려던 카탈루냐가 다시 갈림길에 섰다.

카탈루냐 내부에서도 독립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푸지데몬 수반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