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상 "핵무기 협상 대상 아냐… 美 전쟁에 불 붙여"
北외무상 "핵무기 협상 대상 아냐… 美 전쟁에 불 붙여"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10.1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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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힘 균형 거의 도달"… 대북 적대 정책 중단 촉구
美 추종 남한과 관계개선 전망없어… 안보리 이행 안해
북한 외무상 리용호가 11일(현지시간)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타스통신 대표단과 기자회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 외무상 리용호가 11일(현지시간)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타스통신 대표단과 기자회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북한의 핵무기가 협상 대상이 되는 대화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리 외무상이 평양을 방문한 자사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어떤 조건에서 북-미간 대화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원칙적 입장은 핵무기가 대상이 되는 어떤 협상에도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우리는 미제와 실질적 힘의 균형을 이루는 최종 목표를 향한 길에서 거의 마지막 지점에 도달했다"면서 "미국의 대북 압살 정책이 근원적으로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의 핵무기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답했다.

또 "우리는 미국이 근원적으로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중단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는 "김정은 동지께서 결정하신 경제와 핵 개발 병진 노선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며, 조국의 핵무력 완성을 위한 역사적 과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또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유엔 총회 연설이 "우리를 향한 전쟁의 심지에 불을 붙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주민과 군대는 미국과 말이 아닌 퍼붓는 불로 마지막 보복을 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 전략군이 침략국 미국을 징벌 없이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리 외무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공화국 정부는 이미 안보리 제재 결의 이행 명분 아래 우리를 질식시키려는 모든 시도는 침략·전쟁 행위와 마찬가지이며 그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는 최후수단(핵무기) 사용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여러 차례 천명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조선반도(한반도) 긴장 고조의 최대 원인은 미국 스스로에 있지만 미국이 주도한 불법적 제재 결의를 지지한 국가들도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새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그들(한국)이 미국을 추종하며 우리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추구하는 한 우리는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어떤 전망도 보지 못한다"고 질타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