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독립논의 일축… "이미 멀리왔다"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 절차의 잠정중단을 의회에 제안하며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어떤 대화든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카탈루냐 분리 독립과 관련한 타협 가능성을 일축했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10일(현지시간) 저녁 자치의회 연설에서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나는 카탈루냐 독립 공화국을 선포할 권한을 위임받았다"면서 투표 결과에 따라 독립선언 요건이 충족됐음을 공식 발표했다.
이어 "스페인과 카탈루냐의 관계는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우리는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의회에 독립 선언절차를 몇 주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푸지데몬 수반은 스페인과의 갈등 해소를 위해 국제사회가 중재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이날 연설에서 푸지데몬 수반은 대내외에 카탈루냐의 독립을 자체적으로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푸지데몬 수반은 정치적 긴장 완화는 물론 카탈루냐 주민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독립선언의 효력을 당분간 유보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푸지데몬 수반은 입장을 바꿔 카탈루냐가 강경하게 분리 독립 불가를 고수하는 스페인을 상대로 한 발 물러선 뒤, 협상을 통해 독립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자치권을 대폭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는 연설 내용에 대해 즉각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협상국면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엔스 데산타마리아 스페인 부총리는 이날 "민주주의자 간의 어떤 대화든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푸지데몬 수반뿐 아니라 어느 누구도 중재를 강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지데몬 수반은 이미 카탈루냐를 전례 없는 심각한 수준의 긴장으로 이끌 만큼 멀리 와 이미 카탈루냐를 어느 때보다 심각한 수준의 불확실성에 놓이게 했다"고 질타했다.
즉,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에 대해서는 타협의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편,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11일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해 카탈루냐 독립 추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스페인 정부가 푸지데몬 수반의 연설을 사실상의 독립선언으로 간주하는 만큼 중앙정부의 카탈루냐에 대한 압박 조치가 확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