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해미읍성 축제 천주교 순교 행렬에 웬 '어우동'?
서산 해미읍성 축제 천주교 순교 행렬에 웬 '어우동'?
  • 이영채 기자
  • 승인 2017.10.10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성의한 기획·연출로 의미 퇴색" 냉담한 관광객 반응
서산 해미읍성 축제에서 조선시대 박해를 받은 천주교도들의 순교행렬을 재현한 퍼포먼스단 중 어우동 복장의 행렬이 등장했다. 우측에 한 남성은 선글라스를 낀 채 행렬에 참여하고 있다.
서산 해미읍성 축제에서 조선시대 박해를 받은 천주교도들의 순교행렬을 재현한 퍼포먼스단 중 어우동 복장의 행렬이 등장했다. 우측에 한 남성은 선글라스를 낀 채 행렬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9일 성황리 막을 내린 서산 해미읍성 축제가 엉성한 고증과 무성의한 기획과 연출로 의미가 퇴색됐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10일 시에 따르면 이번 축제는 '병영성의 하루'를 주제로 추진위원회가 태종대왕 행렬 및 강무 재현, 수문장 교대식, 성벽 순라행렬, 천주교 박해 및 순교 행렬 퍼포먼스 등 조선시대 역사속으로 떠나는 체험프로그램을 야심차게 준비했다.

폐막식 후 서산시와 준비위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추석연휴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가족, 외국인 관광객 등 22만 여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 가능성을 재확인 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축제에 참여한 관광객들은 소셜네트워크(SNS) 등을 중심으로 이번 축제의 대표적 콘텐츠나 특색과 기획력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내려 준비위 측과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

특히 네티즌 A씨는 "해미읍성은 프란치스꼬 교황이 방문해 성인식 및 미사까지 집전한 성지"라며 "숙연해야 할 천주교 박해 및 순교 행렬 퍼포먼스는 고증에 문제가 있었고, 어우동 모습의 차림이나 선글라스를 쓴 채 웃고 떠들면서 지나가는 모습의 천주교 순교행렬은 형식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 B씨는 "해미읍성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설정했을 장면인 '태종대왕 행렬'에 가장 낮은 자세로 있어야 할 이완섭 시장이 왕으로 분장해 왕도 타지 못했을 어가를 타고 퍼포먼스를 벌였다"며 "8억5000만원의 해미읍성 축제 예산으로, 서산 왕으로 등극하셨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과 관련, "순교 행렬 프로그램은 축제위에서 tjb 방송에 (외주를) 줘서 중부대 연극영화과 C교수가 연출했다"면서 "그때 당시 천민 등 생활상을 반영하기 위해서 행렬에 어우동이 등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서산 해미읍성 축제 태종대왕 행렬에 이완섭 시장이 어가 위에 올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서산 해미읍성 축제 태종대왕 행렬에 이완섭 시장이 어가 위에 올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신아일보] 이영채 기자 esc13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