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SOC 예산 줄이면 GDP 성장률 '뚝'
내년 SOC 예산 줄이면 GDP 성장률 '뚝'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10.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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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 한은 전망치 2.9% 보다 0.25%p 내려갈 것
국내 전 산업 생산액 감소 및 '일자리 위축'도 우려

지난 6월 개통한 경부고속도로 활천나들목 전경.(사진=한국도로공사)

지난 6월 개통한 경부고속도로 활천나들목 전경.(사진=한국도로공사)

정부의 계획대로 내년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올해 대비 4조4000억원 줄일 경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한국은행 전망치 2.9%보다 0.25%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국내 전 산업에 걸쳐 생산액이 줄어들고, 일자리도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SOC 예산 감소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및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SOC 예산을 축소할 경우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도 SOC 예산안을 올해 대비 약 20.0% 감소한 17조7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일자리·복지예산을 12.9% 늘리면서 SOC예산을 줄인 것이다. 또, 오는 2021년가지 SOC예산을 연평균 7.5%씩 지속 감축할 계획이다.

건산연은 이 같은 SOC 예산 감축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지역균형발전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은행의 GDP 전망치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2018년 정부 SOC 예산이 계획대로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 GDP 성장률은 올해 대비 0.2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예상치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내년 GDP 성장률을 2.9%로 전망했지만, SOC 예산 감소효과를 반영해 추정할 경우 2.65%로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또, 건산연은 SOC 예산 감소는 건설산업을 포함해 국내 전 산업의 생산액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년 SOC 예산 감소 규모에 건설산업의 생산유발계수를 곱해 건설산업 및 타 산업의 직·간접적 생산액 감소 규모를 추정해보면, 총 9조8000억원 정도의 산업생산액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건설부문에서 SOC 예산 축소분 4조4000억원이 줄어들고, 이외의 산업에서 5조4000억원이 추가로 감소된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내년 SOC 예산 감축에 따른 취업자 감소 수는 약 6만2000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의 0.2%에 해당하는 규모로, 건설산업이 전통적으로 타 산업에 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커 투자가 축소될 경우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건산연은 설명했다.

건설산업의 취업유발계수를 타 산업과 비교해보면 농림어업과 서비스업 다음으로 취업유발 효과가 높다.

특히, 건설산업은 사회 취약 계층인 저소득층 근로자에 대한 일자리 창출효과가 크다.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대다수 피고용자가 단순 노무직이거나 현장 기능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SOC 예산이 줄면 사회 취약 계층의 일자리 감소효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데, 이는 생산적 복지 차원의 정부 정책과도 배치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건산연은 주장했다.

직종별로는 '기능 및 관련 기능 종사자'의 취업 위축이 가장 크고, 다음으로 단순 노무 종사자의 감소가 크게 나타났다. 학력별로는 고졸자의 취업 감소가 45%로 가장 높고, 대졸자와 중졸자가 각각 34%와 2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박용석 건산연 산업정책연구실장은 "2018년 목표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서는 대폭적인 SOC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며 "수많은 SOC 시설들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