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운명 맞이한 한미FTA… 한국 경제 안갯속
'개정' 운명 맞이한 한미FTA… 한국 경제 안갯속
  • 박소연 기자
  • 승인 2017.10.0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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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농산물·서비스 등 업계 긴장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무역대표부에서 열린 ‘제2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 참석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등과 함께 양국 FTA 현안에 관해 의견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무역대표부에서 열린 ‘제2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 참석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등과 함께 양국 FTA 현안에 관해 의견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68개월 만에 한·미 양국이 사실상 개정에 합의하면서 개정의 운명을 맞이했다.

이르면 올해 말 개시될 개정 협상에서 미국 측의 파상공세가 전망되면서 사드 보복으로 홍역을 치렀던 한국 경제가 또 다시 짙은 안갯속에 휩싸인 모양새다.

한·미 양국은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미국무역대표부(USTR)에서 열린 ‘한·미 FTA 공동위원회’ 제2차 특별회기에서 FTA 개정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며 사실상 개정에 합의했다.

당초 우리 정부는 '당당한 대응', '효과 분석부터' 등을 주장하며 한·미 FTA가 호혜적 성격이 짙다며 협정의 경제 효과를 공동 분석하는 작업을 선행하고 개정 문제를 논의하자고 주장하며 제도 개정을 반대해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폐기'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압박을 가하자 협상 테이블로 나가게 됐다.

통상전문가들은 한·미 FTA 개정 협상이 시작되면 전면 개정 수준의 전방위 공세가 이뤄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미국이 무역적자의 주범으로 지목하는 자동차 업종은 대(對) 미국 수출물량에 대한 관세와 상계관세 부과 등으로 입을 타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현재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는 무관세다. 미국은 이에 대해 관세부활 등의 압박을 거세게 가할 것으로 관측이 된다.

전체 수출 물량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의 비중은 2017년 상반기 승용차 기준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만일 FTA 개정협상 과정에서 관세가 부활하면 한국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농산물이다.

무역전문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8월 22일 한미FTA 공동위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하며 한국의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즉시 철폐를 요구했다.

농축산업은 미국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는 품목이 많은 대표적인 분야로, 미국이 한미FTA를 통해 가장 많은 혜택을 본 분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 여부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경우 국내 농산물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이 경쟁력 우위를 보이는 법률·의료시장 등 서비스시장 개방 확대도 미국이 강하게 요구할 협상 포인트로 분석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장기화와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 한·미 FTA를 폐기를 주장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단순한 엄포가 아니었음이 확인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아일보] 박소연 기자 thdus524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