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부동자금 증가세 둔화… ‘머니무브’ 활발 영향
단기부동자금 증가세 둔화… ‘머니무브’ 활발 영향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10.05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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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말 단기부동자금 1035조…올해 들어 25조 증가
지난해 증가율의 32% 불과…“고금리 금융상품으로 옮겨”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저금리와 불안한 대내외 경제여건의 영향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지속하던 단기부동자금의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시장 활황의 영향으로 시중 여유 자금이 부동산 등에 쏠리면서 만기가 짧은 금융 상품에 몰렸던 자금이 분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의 단기부동자금은 1035조21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1010조2979억 원 대비 24조9122억 원 증가한 규모다.

지난 7월 말 통화량(M2)이 2472조1104억 원(원계열 기준·평잔)이었음을 고려하면 시중에 풀린 통화의 약 42%가 현금이나 단기성 금융상품의 형태로 떠돌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 2015년 100조원이 넘게 급증했던 단기부동자금은 지난해와 올해 증가속도가 급격하게 느려졌다.

단기부동자금은 지난 2008년 말 539조6000억 원에서 이듬해 646조7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어 2013년 말 712조9000억 원, 2014년 말 794조8000억 원 등으로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여왔다.

특히 지난 2015년에는 1년 새 137조원이나 급증했고 증가율이 17.2%에 달하는 등 증가속도가 빨라졌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연간 증가 폭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79조원으로 줄었고 올해 들어 7개월간은 24조9000억 원 수준으로 감소해 지난해의 32% 수준에 불과했다.

이 같은 증가속도라면 올해 연말까지 증가 폭이 지난해 1년 치의 절반 수준에 도달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단기부동자금의 증가세가 둔화한 것은 시중 자금이 부동산 투자나 금리가 높은 장기상품으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단기부동자금은 만기가 짧거나 중도 인출을 할 수 있어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좇아 다른 금융상품이나 투자처로 옮겨갈 수 있는 자금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말부터는 시중 실세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의 금융상품으로 옮겨가는 ‘머니무브’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7월 말 단기부동자금 항목별로는 현금이 90조9000억 원으로 90조원 선을 넘었고 요구불예금은 207조원으로 집계됐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499조1000억 원, 머니마켓펀드(MMF) 65조6000억 원, 양도성예금증서(CD) 26조2000억 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48조2000억 원, 환매조건부채권(RP) 6조3000억 원 등이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