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에서 신재생으로 발전 풍향계 바꾼 에너지 공기업
석탄에서 신재생으로 발전 풍향계 바꾼 에너지 공기업
  • 이승현 기자
  • 승인 2017.10.0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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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발전자회사, 신재생발전 확대 발표 잇따라 …"정부가 공기업 압박" 비판도
한국남부발전의 평창풍력(사진=남부발전)
한국남부발전의 평창풍력(사진=남부발전)

석탄화력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전과 한전 발전사 자회사들이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달성을 위해 에너지 공기업을 지나치게 압박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2일 업계와 이채익 의원실 등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2030년 62.6~67.7GW까지 늘어나야 한다.

올해 17.2GW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45~50GW 규모의 신재생 발전소를 더 지어야 하는 셈이다. 이는 1GW짜리 원전 50기에 달하는 규모다.

이처럼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최대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전력 중심으로 사업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한전이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에게 제출한 '한전 신재생발전 사업 추진 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2030년까지 신재생발전 사업에 54조원(발전량 13.5GW)을 투입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정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목표 67.7GW의 20%가량을 한전이 책임지는 규모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한전은 2030년 신재생발전량 가운데 태양광 5.0GW, 풍력 8.1GW, 연료전지 0.4GW를 각각 설치하게 된다.

다만 현재 한전은 전기사업법에 묶여 발전사업을 할 수 없다. 이 같은 목표를 추진하려면 법 개정부터 이뤄져야 한다. 또한 계통 연계 역시 신경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정부는 법을 개정해 한전에 발전사업 진출을 허용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전이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를 직접 개발하는 방안을 허용하는 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원전 정책으로 수세에 몰린 한국수력원자력도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수원의 태양광발전 '한빛솔라파크'
한수원의 태양광발전 '한빛솔라파크'

한수원은 2030년까지 태양광 3.2GW 등 신재생설비를 8.4GW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는 수력 607㎿, 태양광 60㎿ 등 총 777㎿의 신재생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한수원은 최근 강원도 원주 태양광 발전설비(90㎿ 규모) 구축, 인천시 동구 연료전지 발전설비(40㎿ 규모) 구축 등에 대한 MOU를 체결하는 등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석탄화력발전이 주력이던 5개 한전 발전 자회사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국내 최대 규모인 51기(105㎿)의 풍력발전기를 운영하는 남부발전이 대표적이다.

남부발전은 최근 강원 태백 귀네미풍력발전(19.8㎿, 1.65㎿짜리 12기)을 착공했다. 삼척 육백산 풍력(30㎿), 강릉 안인풍력(60㎿), 제주 대정읍 해상풍력(100㎿) 등도 추진하고 있다.

또 세계 처음으로 복합형 태양광 모듈 연구 개발에도 착수했다. 집광형(集光形)과 비집광형 모듈의 장점을 고루 활용해 발전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남부발전은 아울러 삼척발전본부 유휴부지에 100㎿급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전남 신안 등 서남해안 중심으로 1GW규모의 대규모 해상풍력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어 전남 해남, 경남 김해 등에 100만평 이상 대규모 부지를 확보해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를 조성해 나가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서부발전도 최근 경남 거제(23㎿)와 전남 완도(150㎿)에서 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잇따라 공개했다.

지난 8월에는 충남 태안군과 함께 40㎿ 규모 수상태양광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기업을 지나치게 압박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채익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우리나라 현실을 무시한 채 신재생에너지 20% 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한전 등 공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문제"라며 "현실성 있는 에너지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