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MB 멋진데"… 靑 경호처 파견 軍 요원 '댓글 활동'
"오 MB 멋진데"… 靑 경호처 파견 軍 요원 '댓글 활동'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9.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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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사이버사 요원 파견… '심리전단' 경호처서 근무
근무 중 '박원순 공격' 댓글… 軍 검찰 경고 받기도
청와대 경호처가 국방부에 보낸 사이버사 요원 파견 협조 공문 (사진=이철희 의원실 제공)
청와대 경호처가 국방부에 보낸 사이버사 요원 파견 협조 공문 (사진=이철희 의원실 제공)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가 ‘사이버 안전 보강’을 명분으로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 2명을 파견 받아 경호처에 근무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사실상 파견 요원은 보안 전문이 아닌 심리전 담당으로 '대통령 멋진데' 등의 댓글 활동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이들 가운데 1명은 청와대 파견 근무 도중에도 지속해서 정치 댓글을 작성해 지난 2015년 1월 선거개입 수사 당시 군 검찰단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국방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라 이 28일 이같이 주장했다.

이 의원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이버사 530 심리전단 소속 요원 윤모 주무관과 정모 하사는 2011∼2012년 청와대 경호처에 파견됐다.

당시 청와대 경호처는 "최근 스마트폰 보급과 SNS 사용자 증가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호 위협 요인에 대처하고, 2012년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의 대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사이버 안전 전문인력을 파견 받고자 한다"고 국방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윤 주무관과 정 하사는 이런 경호처의 요청에 따라 '사이버 안전 전문요원'이라는 명목으로 청와대에 파견됐다.

그러나 이들은 당시 군사이버사령부에서 사이버 안전과 보안을 맡았던 510단 대신 심리전 전문인 530단 소속으로 들어가 비전문 인력으로 활동했다.

일례로 윤 주무관은 2012년 5월 '이 대통령 "종북세력 국민 지지 못 받을 것"'이란 제목의 기사에 '옳으신 말씀입니다! 종북세력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라고 맞장구 쳤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연평도 군부대를 방문하면서 통닭 1000마리를 공수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오∼ 대통령 멋진데∼'라고 호응하기도 했다.

아울러 윤 주무관은 근무 시간 중에 '"박원순은 퇴출당해야 한다"는 설문에 투표했다'며 링크를 남기거나 '제주해군 기지가 해적 기지라니 그러면 북한군이 아군인가'라는 내용의 트위터 글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윤 주무관은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인터넷에서 70여건의 정치 댓글과 트위터 글을 직접 작성해, 2015년 1월 선거개입 수사 이후 군무원으로서 정치 댓글을 다수 작성한 사실이 적발돼 군 검찰에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 의원은 "비전문가인 심리전단 요원의 청와대 파견은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청와대와 사이버사가 합심해 군의 정치 관여 활동을 지원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수사 대상에서 석연치 않게 제외됐다"며 "지금이라도 윗선의 책임을 규명해 필요하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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