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장애 때문에"… '복지 사각' 전국 노숙인 1만1000명 달해
"질병·장애 때문에"… '복지 사각' 전국 노숙인 1만1000명 달해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7.09.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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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노숙인 실태조사 결과 발표… "주거지원 등 개선안 마련할 것"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신아일보DB)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신아일보DB)

정해진 주거 공간이 없이 거리·공원·역 등을 거처로 삼아 생활하는 노숙인이 전국적으로 1만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노숙인의 경우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음에도 질병이나 장애로 노숙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돼 개선안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27일 발표한 ‘2016년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전국 노숙인은 1만1340명이다.

노숙인 중에서는 자활·재활·요양 등 생활시설을 이용하는 노숙인이 932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일시보호시설을 이용하는 노숙인은 793명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522명이 거리 노숙인이다.

전체 노숙인 중 남성은 73.5%를 차지했다. 생활시설을 이용하는 노숙인의 경우 50대의 비중이 33.4%로 가장 높았고 이어 60대(28%), 40대(18%), 70대(11%) 순으로 나타났다.

20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 노숙인의 비율도 7.7%로 적지 않았다.

노숙인 가운데 표본 2032명을 뽑아 심층 면접조사를 한 결과, 노숙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는 ‘개인적 부적응’을 꼽은 비율이 54%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제적 결핍’(33%), ‘사회적 서비스 또는 지지망 부족’(6%) 등 순이었다.

세부적인 원인으로는 질병 및 장애(정신질환) 26%, 이혼 및 가족해체 15%, 실직 14%, 알코올 중독 8% 등 대부분이다.

특히 노숙인의 건강상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노숙인의 약 40%는 음주를 하고 있고 그중 29%는 주 2∼3회, 19%는 4회 이상 음주를 한다고 답했다.

노숙인의 질환 종류별 유병률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대사성질환이 36.1%, 치아질환·잇몸질환 등 치과질환 29.5%, 조현병·우울증·알코올중독 등 정신질환 28.6%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또한 노숙하면서 가장 많이 본 피해는 ‘구타·가혹 행위’라고 응답자 8%가 답했으며, 뒤이어 명의도용·사기(6%), 금품갈취(5%), 성추행 및 성폭행(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타·가혹행위, 성추행은 여성이 많이 당했다.

아울러 노숙인 가운데 29.5%는 장애인 등록을 했다고 응답했고, 이 가운데 중증으로 평가되는 1~3급 비율은 76.2%에 달했다. 장애 유형 분포는 정신장애가 39.9%, 지체장애 29.2%, 지적장애 17.0%, 시각장애 5.0% 순이었다.

복지부는 지난 2012년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한 후 처음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 결과를 ‘제1차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 종합계획(2016∼2020)’에 반영할 계획이다.

배병준 복지부 복지정책관은 “신규 노숙인 발생을 예방하는 사회안전망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신건강서비스, 주거지원, 인권보호 등 분야에서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