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공 밖이어도 쏘아 떨구겠다는 北… 격추능력 있나
영공 밖이어도 쏘아 떨구겠다는 北… 격추능력 있나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9.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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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B-1B 출격에 속수무책… 국정원 "레이더에 잡히지 않아서"
美 군사전문가 "미국 전투기 상대 될만한 전투기 있는지 의심"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오전 숙소인 뉴욕의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앞에서 성명 발표 중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오전 숙소인 뉴욕의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앞에서 성명 발표 중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미국의 전략 폭격기가 북한 영공을 넘지 않아도 격추할 수 있다며 무력 대응을 경고한 가운데, 실질적 격추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로써는 북한의 현재 기술 수준으로 미국 전략무기에 대한 탐지 및 요격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 외무상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전략폭격기들이 설사 북한 영공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 해도 임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서 모든 자위적 대응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지난 주말 미국의 '죽음의 백조' B-1B 랜서 전략 폭격기가 북한 영공 근처까지 비행한 점을 염두에 두고, 군사적 대응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이다.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준비 중인 B-1B 랜서 모습. (사진=미국 국방성 제공/연합뉴스)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준비 중인 B-1B 랜서 모습. (사진=미국 국방성 제공/연합뉴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의 B-1B 랜서 같은 전폭기들을 격추할 능력은 없다고 보고 있다.

먼저 우리 국가정보원은 미군의 B-1B가 출격했을 때 북한이 출격한 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는 취지의 내용을 밝혔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북한이 B1-B 전개 이후에 비행기를 동해안으로 이동시키는 등의 조치를 했지만 당일에는 아무 조치가 없었다"며 "자정 무렵 B1-B가 전개돼 전혀 예상 못했고 레이더에도 강하게 잡히지 않아 특별한 조치를 못했다고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리용호 외무상의 반발 기자회견도 미국 측 발표 이후에 나왔고. 북한 공군전력의 이동이나 동해안 경계 강화 조치들도 뒤늦게 포착됐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포린폴리시(FP)는 조지타운대 안보연구소의 데이비드 맥스웰 부소장의 말을 인용, 옛 소련 수준의 북한 공군은 미국이나 (한국 등) 동맹국들에게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맥스웰 부소장은 "미국 전투기들의 상대가 될만한 전투기들이 있는지는 극히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다섯 차례나 근무했던 전직 육군대령인 그는 "북한 전투기들이 공격을 가해오더라도 우리 전투기들이 모두 격추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오늘날 북한이 자신의 위협을 실행할 능력은 제한적"이라며 공군 전력 노후화와 훈련 부족, 연료 부족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처럼 실질적인 격추 능력이 없음에도 북한이 이를 공언한 것은 미국 전략무기 전개를 억제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실제 미군기를 격추한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위협을 그냥 흘려들을 수 없다는 측면도 있다.

지난 1961년 4월 미국이 북한 영공 밖에 있었다고 밝힌 미 해군 EC-121 정찰기를 격추한 전력이 있다.

한편, 리 외무상의 이날 이례적인 위협은 미국의 무력시위에 상당한 부담과 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리 외무상은 성명 서두에선 국제사회가 북미 간 말싸움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소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