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다리" VS "리틀로켓맨"… '경고' 위험수위 도달한 美·北
"늙다리" VS "리틀로켓맨"… '경고' 위험수위 도달한 美·北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09.2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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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무력시위·北선제행동 위협… 위협 '말'에서 '행동'되나
우발적 무력충돌 우려도 제기… "각별한 주의 필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합성한 사진.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합성한 사진. (사진=연합뉴스)

북한과 미국의 서로를 향한 '경고'가 위험수위에 도달한 모양새다.

양측은 서로를 향한 군사행동 가능성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려 서로를 향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고, 특히 미국은 전략폭격기를 전개하며 무력시위까지 감행했다.

일각에선 브레이크 없이 달려가는 양측의 위협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따라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서로를 향해 전례 없는 거친 말을 주고받고 있다.

결정적으로 양측의 도발이 위험 수위에 다다른 것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부터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지칭하면서 부터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앨라배마 주에서 열린 공화당 루서 스트레인지 지원유세에서는 어린 사람을 얕잡아 보는듯한 '리틀'이라는 단어를 붙여 '리틀 로켓맨'이라고 조롱하는데 까지 나아갔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직접 자신 명의의 첫 성명을 발표하면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직접 경고했다.

그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불망나니', '깡패' 등으로 칭하며 깎아 내렸다.

또 23일(현지시간)에도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핵 개발의 자위적 정당성을 주장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미국인들에게마저 고통만을 불러오는 최고통사령관"이라고 비난했고, '거짓말의 왕초', '악통령'(악의 대통령)이라고 지칭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시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방금 북한 외무상의 유엔 연설을 들었다"며 "만약 그가 '리틀 로켓맨'의 생각을 되 읊은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23일 밤엔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여러 대가 F-15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했다.

이를 두고 다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비행은 21세기 들어 북한으로 날아간 미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통틀어 가장 휴전선(DMZ) 북쪽으로 멀리 날아간 것"이라면서 "이는 북한의 그동안 해온 무모한 행동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군사위협이 점차 '말'에서 '행동'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북한은 리 외무상을 통해 '태평양 수소탄 시험'이라는 고강도 추가 도발을 예고해 놓은 상태다.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끝을 모르고 고조되고 있어, 일각에선 사소한 오판이 상황을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위해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등 군사력 동원은 필요하나 우발적인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