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9년 만에 자산 축소… 韓 가계빚 부실 우려 ↑
美 연준 9년 만에 자산 축소… 韓 가계빚 부실 우려 ↑
  • 박소연 기자
  • 승인 2017.09.2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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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긴축행보 본격화… 12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
미 금리인상시 양국 금리역전…한은 금리인상 압박 불가피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내달 100억 달러 규모를 시작으로 향후 몇 년에 걸쳐 보유자산 축소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하는 모습.(사진=EPA/연합뉴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내달 100억 달러 규모를 시작으로 향후 몇 년에 걸쳐 보유자산 축소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하는 모습.(사진=EPA/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부터 보유자산을 축소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미국을 필두로 한 시장금리 상승압박이 본격화되면 우리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가 부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4조5000억 달러(약 5078조원)에 달하는 보유자산을 다음 달부터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기준금리는 현재 1.00∼1.25%에서 동결했지만 올해 12월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유지했다. 

연준 위원들의 개별적인 금리전망을 담은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3차례와 내년 3차례의 금리인상 전망이 그대로 유지됐다. 

연준이 이날 발표한 보유자산 축소는 채권 자산을 매각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세차례의 양적완화(QE)을 단행했다. 시중의 채권과 모기지 증권을 사들이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사들인 채권 자산이 현재 4조5000억달러에 이른다. 

채권 자산을 매각하면 시장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긴축 효과가 있다. 연준이 채권을 매각하는 것은 9년만에 처음이다. 

다만, 연준은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자산을 축소할 전망이다. 연준은 우선 다음 달 100억 달러 규모를 시작으로 앞으로 계속 보유자산을 축소해나갈 계획이다.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PD) 성장 전망치는 기존 2.2%에서 2.4%로 상향했다. 2018년도는 2.1%로 기존과 동일했지만, 2019년은 1.9%에서 2.0%로 높였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4.3%를 유지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보유자산 축소는 점진적이고 예측가능하게 실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결정의) 기본적인 메시지는 미국 경제가 잘 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점진적인 금리인상 경로는 현재로선 최고의 과정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한편 미 연준의 긴축 행보는 한은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도 주요 고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축소는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긴축 효과가 있어서 사실상 장기금리 상승을 의미한다. 또, 12월에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경우 현재 같은 수준인 양국 기준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

금리역전이 곧바로 자본 유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통화정책 운용에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가계 빚이 지속해서 불어나고 있는 우리나라로선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와 맞물려 국내 시장금리 상승세가 본격화 될 경우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가구를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

또한 이로 인해 한국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증가해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하게 된다면, 가계지출 감소와 함께 소비 위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보유자산 축소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아일보] 박소연 기자 thdus524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