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지적에 금감원 내부개혁…“채용 서류전형 폐지”
감사원 지적에 금감원 내부개혁…“채용 서류전형 폐지”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09.2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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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높은 내부개혁”…최흥식 원장 일정 취소, 개혁안 고심
민간 전문가들로 ‘혁신 TF’ 구성…내달 말까지 개혁방안 마련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감사원이 금융감독원 기관운영 감사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금감원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불가피해졌다. 인사 채용 과정에서의 비리부터 조직·예산 운영상 문제점이 밝혀진 데다 임직원의 주식 거래 사실까지 나왔다.

당장 예산에 대한 정부 통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내달 말까지 쇄신안을 마련하고 연말까지 후속조치를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감사원은 20일 금감원 기관운영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금감원은 금융기관 제재 규정 및 운영 부적정 등 21건의 문제가 발견돼 처분 및 통보를 받았다.

감사원이 감사를 통해 지적한 금감원의 문제는 △방만한 조직 및 인력 운영 △부당한 직원 채용과 내부 직원의 주식매매 △부적정한 검사 및 제재 등이다.

이 중 핵심은 채용업무 부당처리다. 지난해 5급 신입직원 채용, 민원처리 계약직 채용 과정에서 비리를 의심할 만한 사례가 확인됐다는 것이 감사원의 감사 결과다. 감사원은 당시 채용 담당 국장에 대해 면직, 실무 팀장 등 3명에 대해 정직을 요구했다.

이에 금감원은 감사원으로부터 일부 간부 직원들이 중징계 요구를 받은 직원 채용 업무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채용 전 과정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하고 서류전형은 폐지한다. 면접위원에도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또 차명 거래 등이 지적된 임직원 주식 투자와 관련해서는 주식 투자가 금지되는 직원 범위를 기존의 공시 업무 등에서 대폭 확대하고 투자 신고의무를 위반한 경우 제재를 강화하는 쪽으로 노동조합과 협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상위직급 감축, 부서 통폐합, 국외사무소 전면 정비·폐지, 정원 외 인력 최소화 등의 방안 마련을 요구한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외부 파견자를 줄이고 기능이 축소된 부서의 인력도 감축한다.

감축된 인력은 가상 화폐, P2P 대출, 회계감리 등 새로운 감독 수요가 생긴 분야로 배치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결과를 시정하기 위해 고강도 내부개혁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금융시장 변화에 맞게 조직, 인력, 예산 등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민간 전문가들 위주로 ‘인사·조직문화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상태다”며 “TF를 통해 내달 말까지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마련하고 올해 안에 시행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예정됐던 외부일정을 취소한 채 금감원 개혁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괄 사표를 낸 임원들의 거취를 포함해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고 내달 말까지 인사·조직문화 혁신 태스크포스에서 마련할 개혁 방안도 적극 수용할 방침이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