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라인' 송영무-문정인 대립각… 혼선 괜찮나
'안보라인' 송영무-문정인 대립각… 혼선 괜찮나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9.1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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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문정인 특보 비판' 송영무 국방 장관에 '엄중주의'
北 도발 잇따르고 文 대통령 해외 순방 중 '자중지란'
보수野 "국방장관 존중하고 '상왕' 문 특보 해임해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안보고를 하는 도중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안보고를 하는 도중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를 비판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엄중 주의'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 정부 내 혼선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보수야당은 일제히 이를 비난하며 문 특보의 경질을 요구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19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송영무 국방장관의 국회 국방위원회 발언과 관련, 국무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과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정책적 혼선을 야기한 점을 들어 엄중 주의 조치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 문 특보에 대해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 특보로 생각되지 않아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우리 정부의 800만달러 상당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지원 시기는 굉장히 늦추고 조절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전술핵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4일 국방위에서는 '검토할 용의가 있다', 1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혀 말바꾸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를두고 일각에서는 정부 내 난맥상이 드러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북한의 잇단 도발에다 문 대통령마저 유엔 총회 참석차 출국한 가운데 자중지란이 불거지면서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송 장관과 문 특보는 이전에도 대립각을 세웠다.

최근 문 특보는 유사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 제거 역할을 하는 소위 '참수부대'를 창설 할 것이라는 송 장관의 발언에 대해 "아주 잘 못 됐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사진=연합뉴스)

 

이날 청와대의 조치를 두고 보수야당은 청와대가 국방부 수장을 공개망신주고 문정인 특보를 감쌌다며 비판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두 안보라인의 엇박자를 물밑에서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고 공개적으로 송 장관을 질책하며 결국 문 특보의 손을 들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문 특보가 문 대통령의 상왕이라도 된다는 것이냐"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강 대변인은 "청와대의 성급한 조치와 안이한 안보관이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국민의 불안을 키울까 우려한다"며 "문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의 의견을 적극 존중하고 무책임한 발언을 쏟아내는 문 특보를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도 "어이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현직 국방부 장관에 대한 청와대의 이런 조치는 나라를 지키는 군과 국방부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송 장관이 다소 거친 용어를 쓴 것은 사실이지만 국방을 책임진 현직 장관에게 공개리에 주의 조치를 한 것은 매우 경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의를 받거나 경질돼야 할 대상은 장관이 아니라 문 특보"라며 경질을 요구했다.

국민의당은 "최대의 안보위기 앞에서 국방장관과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다투는 것을 정리하는 것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최우선의 외교과제가 됐다"며 "청와대는 즉각 송영무 장관과 문정인 특보 중 한 사람의 손을 들어주고 혼선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