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대북 군사옵션' 거론하는 美 속내는
연일 '대북 군사옵션' 거론하는 美 속내는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9.1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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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국방 장관 "서울 중대 위험 빠뜨리지 않는 군사옵션 존재"
유엔 총회서 북한 압박 포석 의도 분석… 중·러 반발 "해법 아냐"
지난달 15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촬영한 메티스 국방장관 모습.(사진=AP/연합뉴스)
지난달 15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촬영한 메티스 국방장관 모습.(사진=AP/연합뉴스)

미국 정부 고위 관료들이 연일 '대북 군사옵션'을 언급하는 등 대북 압박에 총력을 펼치는 모양새다.

외신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대북 군사옵션 방안이 존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하지만 상세한 말은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구체적 방안엔 함구했으나 미국 국방부 수장이 대북 군사옵션 시나리오 언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군사옵션의 최후의 보루로, 무력 사용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왔던 매티스 장관이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거론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전날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State of the Union) 인터뷰를 통해 "현 시점에 안보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게 사실상 소진됐다"며 외교적 해법이 통하지 않으면 북핵 문제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 기꺼이 넘길 수 있다"는 발언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이날 헤일리 대사는 "다른 모든 가능성을 시도중이지만 테이블 위엔 군사 옵션도 아주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대해서도 "무의미한 경고가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왼쪽)가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허버트 맥매스터(오른쪽)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함께 기자회견하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왼쪽)가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허버트 맥매스터(오른쪽)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함께 기자회견하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도 이날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실패한다면 단 하나 남은 것은 군사옵션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대북 군사옵션은 살아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잇따른 미국 고위 관료층의 강경 발언은 북한의 잇단 도발로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미국의 군사옵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유엔 총회 앞두고 이같은 발언, 북핵 문제 공론화 하며 북한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대로 가면 북한과 군사충돌 밖에 없다는 경고 메시지를 통해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을 규탄하고 강력한 제재에 동참하게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도 이 분위기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일단 중국과 러시아 측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은 헤일리 대사의 발언과 관련, "안보리 결의가 통과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결의를 정확히 이행하는 것이지 또 다른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가 지금 상황에 이르기까지 당사국 간 군사위협을 포함해 말과 행동을 통해 상호 위협을 이어왔다"며 "이런 위협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인 콘스탄틴 코사체프는 전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대북 군사옵션 발언에 대해 "진정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코사체프 위원장은 "(한반도에) 군사적 해결은 절대 없다"며 "만약 어떤 군사행동이라도 전개된다면 북한 정권은 자신들이 보유한 선택지를 들여다볼 것이고 이는 동북아는 물론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아주 나쁜 결말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내게 진정 유감"이라며 "이것(대북 군사옵션)은 북한 문제에 해법이 아니라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