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시간 ‘30분 단축’가시화
은행 영업시간 ‘30분 단축’가시화
  • 김오윤 기자
  • 승인 2008.08.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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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은행 대표, TF팀 구성 이달 말까지 집중 논의키로
은행 영업시간 ‘30분 단축’가시화 은행 노사가 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인 영업시간을 30분씩 앞당기는 방안에 대해 집중 협의하기로 함에 따라 논란이 커지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와 은행측 대표들은 지난달 28일 열린 제19차 산별 중앙교섭에서 영업점 개점과 폐점 시간을 30분씩 앞당기는 방안에 대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9월 말까지 집중 논의키로 했다.

이는 내년 초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함께 증권사들이 지급결제 기능을 갖추게 되는 만큼 은행들이 증권사 개장시간에 맞춰 영업시간을 앞당길 필요성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권 노사는 지난달 10일 열린 제11차 공동 임단협에서 은행들이 영업시간을 현행 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에서 1시간씩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당시 금융노조는 영업시간을 앞당기면 은행 직원들의 업무강도를 심화시키고 근무시간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노조원들의 반발을 의식해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방안에 대해서는 노사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TF팀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논의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퇴근시간을 앞당길 수 있는 실효적 조치만 뒤따른다면 ‘30분 단축 방안’의 실현 가능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러한 업무시간 단축 방안이 정작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는 무시된 채 이뤄지는 조정 방침이라는 점에서 고객들은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회사원 김형섭씨(29)는 “보통 은행 업무는 아침이나 저녁에 많이 보는데 지금도 은행이 문을 빨리 닫아 불편한데 30분 앞당기면 더욱 불편해 질 것 같다”면서 “은행 개점 폐점시간을 1시간 앞당기나 30분 앞당기나 불편한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황성일씨(48)는 “영업시간 단축은 우리 같은 서민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방안”이라며 “장사하는 상인들은 보통 저녁시간에 은행 업무를 보는데 시간이 앞당겨 지면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또 회사원 유소정씨(27)는 “점심시간에는 은행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일부러 오후 시간을 많이 이용하는데 이마저 어려워지겠다”면서 “회사원들은 아무래도 퇴근시간인 오후 시간을 더 많이 이용하는데 고객을 생각해서라도 영업시간 단축이 이뤄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