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따이공, 문제인가 기회인가
[초점] 따이공, 문제인가 기회인가
  • 김동준 기자
  • 승인 2017.09.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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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업계, 송객수수료 일제히 인하
브랜드이미지 하락 등 부작용…중소업체들에겐 유일한 ‘활로’
(사진=연합)
(사진=연합뉴스)

중국 보따리상을 지칭하는 따이공은 면세업계와 화장품업계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은 106만4279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하지만 외국인 매출액은 되려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6억8856만달러로 집계됐다. 객단가 역시 90% 상승한 647달러로 기록됐다.

이같은 배경에는 따이공의 영향력이 컸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방문객이 감소하는 과정에서 국내 상품군의 중국 현지 수요를 대응하기 위한 따이공 수요가 매출규모 증가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따이공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면세점에서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행사 측에 제공하는 송객수수료가 문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업계가 부담한 송객수수료는 9700억원에 육박했다. 시내면세점 단체관광객 매출의 20%에 이른다.

면세점이 부담하던 송객수수료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장기화로 업계 내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감소하면서 국내로 유입되는 보따리상들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이에 각 업체별로 송객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시내면세점을 운영하는 주요 업체들은 평균 10% 이상 수수료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업계에서도 따이공은 골칫거리다. 정상적인 유통채널이 아닌만큼 제품에 대한 사후관리나 브랜드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더불어 현지에 정상적으로 진출한 만큼 따이공을 활용한 유통채널의 필요성이 감소한 측면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9월부터 면세채널에서 판매수량 제한 폭을 더욱 확대했다. 기존 국내면세점에서의 구매가능 수량 대비 최대 75%까지 축소했다. 동일 브랜드 내 상품별 10개까지 구매할 수 있었던 부분이 5개로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유통채널 확보가 어려운 일부 중소업체들의 경우 따이공이 유일한 활로로 활용된다는 측면도 존재한다.

잇츠스킨의 경우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인 2675억원 가운데 약 43%가 따이공을 포함한 수출대행 매출에서 나왔다. 중국시장으로 향하는 유통채널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주력 제품인 ‘달팽이크림’이 중국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는 있지만 중국 당국의 위생허가가 2년 가까이 미뤄지면서 정상적인 유통채널이 아닌 따이공에 의한 비공식적인 유통채널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잇츠스킨 관계자는 “수출대행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주력제품에 대해 중국 당국이 허가를 해주지 않았던 부분이 주요 원인이었다”면서 “때문에 수출대행을 주요 수출채널로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동준 기자 blaam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