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리시의회 S의원에게 바란다
[기자수첩] 구리시의회 S의원에게 바란다
  • 정원영 기자
  • 승인 2017.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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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구리시의회 S의원이 의회 시정질의 답변도중 보인 부적절한 행동이 SNS를 타고 일파만파 확산되며 이에 대한 S의원의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6월 열린 구리시의회 시정 질의 답변장. 백경현 시장이 시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청취하는 S의원의 자세가 누워서 경청하는 듯 한 모습이 포착, 촬영돼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급기야 S의원은 구리시의회 의장 명의로 SNS상에서 문제의 영상을 주고받은 시민들을 고발하며 수사를 의뢰했다. S의원은 당시 자세에 대해 ‘피곤해서 잠시 뒤로 몸을 뉘인 것’이라며 ‘자신을 음해하려는 의도’라고 강변했다.

사실이 그렇다 해도 S의원의 조치는 적절치 못했다. 시의원으로서 고발, 수사의뢰 보다는 SNS을 통해서라도 변명이 됐던 간에 피곤했던 당시를 설명하고 차후 같은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진정한 사과의 말 한마디가 더 어울렸을 것이란 말이다.

결국 S의원의 이러한 조치는 화를 키웠다. 시민들이 ‘의정 모니터에 대한 협박’을 주장하며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고, 조용히 끝났을수도 있었을 일을 긁어 부스럼 내는 꼴이 되고 말았다.

당연히 시의원이라면 시민들의 모니터를 겸허히 받아들여야한다. 대의시민 신분의 시의원은 누구보다도 시민의 모범이 되고 기본 소양을 갖추어 의정활동에 임해야 하는 소임을 받아 그 자리에 앉았다.

그런 시의원이 시민을 고발하고 수사를 의뢰 한다는 것은 앞으로 시의원들의 행동에 대한 어떠한 불편한 지적은 용서하지 않겠다는 협박으로 들릴 수 있다. 어느 누가 무서워서 모니터링에 나서겠는가. 

또 S의원은 이번 사태의 전파자들을 자신을 음해하는 세력으로 구분하는데, 그 주장 또한 사실 여부를 떠나 설득력이 부족하다.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이었다면 그러한 행동에 대해 눈감아 줬을 수도 있었단 말인가. 그래서 확산한 시민은 모두 적이라 구분하겠다는 발상이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시민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다면 시민들은 한 번의 실수로, 또 과중한 업무의 피곤으로 이해하며 S의원의 냉철한 판단력과 시정 활약상을 기대하게 될 것이다. 

[신아일보] 구리/정원영 기자 wonyoung5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