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 전후로 댓글 공작을 벌일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김관진 전 장관이 이를 직접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문건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철희 의원은 18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김 전 장관의 사인이 있는 ‘2012년 사이버전 작전지침’과 ‘대응작전 결과’보고서 등의 내용을 공개하며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이 대내적으로도 있다. 그 중 하나가 군에 대한 불신”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2012년 11월12일자 ‘대응작전 결과’ 보고서를 살펴보면 ‘종북 논란 국회의원 정부 예산안 감시 국가 기밀 안보 정보 취득 가능’, ‘안보관이 투철한 국회의원이 계수위에 배정돼야 함 강조’, ‘기밀의 신중한 관리를 위해 종북 의원의 접근 차단을 촉구한 언론 보도지지’ 등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보고서 상·하단에는 ‘대응 결과’로 종북 의원 계수위 배정 찬성 여론이 30%에서 2%로 28%p 하락한 반면 반대 여론은 70%에서 98%로 상승했다는 내용도 기재돼 있다.
사이버 심리전 지침에는 ‘지시사항’으로 ‘국가 주요 행사에 대비해야 한다’며 주요 행사로는 ‘핵 안보 정상회의’, ‘총선’, ‘여수 엑스포’, '대선‘ 등의 사실도 적시했다.
작전 범위에는 ‘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특정 정당·정치인 옹호 행위는 일체 금한다’고 했지만 정작 비판 행위를 금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또한 당시 작성된 사이버사령부의 ‘작전근무상황일지’에는 이러한 대응 보고서를 장관에게 전달한 사실이 기재돼 있으며 특정일에 장관을 수행하는 해군 소령의 연락처를 기재하면서 보고서의 열람 여부는 해군 소령에게 확인하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 의원은 또 김관진 전 장관이 유례없이 사이버사령부 신규임용 군무원들에게 정신교육을 하고 18대 대선 직후에는 530단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사이버사령부가 2012년 총선·대선 등에 활용할 군무원들을 대거 선발했고 신입 군무원들이 기무학교에서 1주일 간의 교육을 받았던 2012년 7월 김 장관이 직접 기무학교를 찾아 ‘정신교육’을 했다”며 “기무학교(1953년 설립) 국군사이버사령부(2010년 설립)나 설립 이후 장관이 직접 강연하거나 방문한 것은 김관진 장관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당시 문건들을 보면 누가 봐도 김관진 장관이 직접 지휘한 사건임을 알 수 있는데 지금까지 이것이 묻혀 있었다”며 “정보기관과 군은 그 어떤 경우에도 정치개입, 선거개입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송영무 국방장관은 “이번 조사가 제대로 돼야 만 대한민국 역사와 대한민국 국군 역사에서 군이 정치개입 하는 것을 금할 수 있다는 사명감과 각오를 가지고 수사를 시키고 있다”고 답변했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oeun_p@shina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