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免-인천공항공사, 임대료 갈등 ‘장기화’
롯데免-인천공항공사, 임대료 갈등 ‘장기화’
  • 김동준 기자
  • 승인 2017.09.18 13: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식 요청에도 ‘묵묵부답’ 공항공사…롯데 철수설까지
(사진=연합)
(사진=연합뉴스)

롯데면세점과 인천국제공항공사 간 임대료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롯데가 면세점 임대료 조정을 공식 요청했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응답이 없는 상황이다. 협상테이블 조차 만들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임대료 갈등은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2일 인천공항공사 측에 임대료의 합리적인 조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임대료 구조를 변경해달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전면적 철수라는 최악의 경우를 피하려는 시도”라며 “현 상황이 시급한 만큼 일주일 이내에 협의 일정을 회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인천공항공사는 공식적인 회신을 보내지 않고 있다. 조만간 공식 답변을 할 예정이지만 임대료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인하를 완강히 거부할 경우 롯데면세점이 철수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약 4조1000억원의 임대료를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하도록 돼 있다. 올해만 벌써 2000억원 이상, 향후 5년간 1조4000억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면세점 측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다만, 롯데면세점의 철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철수는 회사와 공항공사 양측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철수한다는 것은 사실상 가능성이 낮은 이야기”라면서 “인천공항점의 경우 상징성이 있어 롯데면세점 측에도 좋지 않고, 인천공항공사도 롯데면세점이 빠지는 최악의 상황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 개장을 앞두고 있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2터미널 개장으로 1터미널 이용객 수가 감소할 경우 해당 부분이 협상에 반영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계는 인천공항공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1조3000억원 중 약 66%가 면세점 임대료에서 나온 수익이었다며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최후통첩의 성격 보다는 일단 만나서 이야기해보자는 것”이라며 “간단히 결정할 문제가 아닌 만큼 긍정적인 답변이 오지 않아도 계속 요청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동준 기자 blaam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