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사립유치원 정상 운영… 애꿎은 학부모 혼란만
18일 사립유치원 정상 운영… 애꿎은 학부모 혼란만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9.1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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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총 14개 지회 정상운영 합의… 집단휴업 사실상 무산
휴업철회→휴업강행→정상운영 입장 번복에 학부모 '폭발'
17일 서울 시내 한 사립유치원 앞 모습.(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 시내 한 사립유치원 앞 모습.(사진=연합뉴스)

사립 유치원 최대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집단 휴업 입장을 번복하면서 18일 휴업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유총 지도부는 17일 16개 시·도(세종시 제외) 지회 가운데 14개 지회가 18일 유치원을 정상 운영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휴업을 주장하는 지회·분회가 있는만큼, 지역별로 18일 휴업하는 유치원이 일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유총이 지난 15일부터 집단휴업 철회와 번복을 반복하면서 애꿎은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그야말로 패닉상태다. 

한유총의 무책한 행동과 내분에 교육부의 어설픈 대응까지 더해져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16일 서울 용산구 갈월동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에서 이덕선 한유총 부이사장(왼쪽부터), 추이호 한유총 투쟁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합의사항 무시한 교육부 규탄 및 휴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서울 용산구 갈월동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에서 이덕선 한유총 부이사장(왼쪽부터), 추이호 한유총 투쟁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합의사항 무시한 교육부 규탄 및 휴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한유총은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휴업 철회 계획을 다시 번복하면서 "교육부가 빠른 시일 내 협상에 임하지 않고 분열을 획책하고 책임을 회피한다면 무기휴업도 고려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사립유치원 누리과정 지원금 8만원 인상(22만→30만원)방안, 국공립 유치원 원아 비율을 현재 25% 수준에서 40%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2차 유아교육발전 5개년 계획'을 원점에서 재논의 하는 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라며 정부를 압박했다. 

그러나 한유총은 16일 밤 입장자료를 내고 최정혜 한유총 이사장과 대구·광주·대전·울산·경기·충북·충남·전남·경북·제주 등 11개 지회장, 인천지회 회원 75%가 휴업을 하지 않는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동참하지는 않았지만 서울도 자체 회의를 거쳐 휴업을 철회했고, 경기와 강원 등도 철회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투쟁위원회의 휴업 강행 기자회견이 있었으나 이는 일부 강경 성향 원장들이 대정부 투쟁을 선포한 것이지 한유총 전 회원의 의견이 아니라는 것이 한유총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한유총이 결국 백기를 든 것은 사립유치원의 집단휴업 강행이 여론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빗발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가 재정 지원금 환수, 유치원 폐쇄 등 행정 제재와 강도높은 감사를 추진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점 역시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한유총 내 온건파와 강경파의 입장차 때문에 혼란이 커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어찌됐든 휴업은 철회됐지만 사흘간 휴업 돌입과 철회, 강행, 또다시 철회 결정이 계속 번복되자 학부모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맘카페의 한 학부모는 "정말 이제는 욕이 나온다. 정상수업 방침을 또 엎지는 않을까 불안하다"면서 "고래 싸움에 새우등만 터진 격이 아니냐"고 토로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한유총뿐 아니라 차관까지 나서 휴업 철회를 공동 발표하고도 번복 사태를 막지 못한 교육부에 대해서도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청 자유게시판에 글을 남긴 한 학부모는 "떼 쓸 때마다 사탕만 물려주지 말고 확고한 시스템과 매뉴얼을 정착시켜달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경기, 인천지회는 휴업일로 예정됐던 18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학부모를 중심으로 약 3000∼4000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어 국공립유치원 수준의 재정지원을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