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권 채용 확대, 보여주기 식으로 끝나선 안 된다
[기자수첩] 금융권 채용 확대, 보여주기 식으로 끝나선 안 된다
  • 정수진 기자
  • 승인 2017.09.17 12: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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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미래다’라는 슬로건을 가졌던 두산인프라코어는 2015년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당시 신입사원과 1~2년차 직원들에게까지 신청을 받아 사회적으로 크게 비난 받았다. 얼마 전 두산인프라코어는 당시 희망퇴직 했던 직원들 중 약 20명 정도가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고 밝혔지만 당시 실추된 이미지는 기업에 큰 타격이었다.

최근 금융권들이 하반기 채용인원을 크게 확대한다고 밝혀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예비 금융인들에게 희소식이다.

지난 1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은행,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금융공기업 등 총 52개의 금융회사들이 참여한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가 열렸다. 약 8000명이 방문해 현장면접을 보거나 다양한 취업정보를 얻었다.

시중은행과 금융공기업의 이번 채용인원은 2300명에 달한다. 박람회에 참여한 52개사를 모두 합치면 4800여명으로 작년보다 700명가량 증가했다. 금융권들이 채용인원을 늘리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응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금융권들은 핀테크 기술의 발달로 IT 관련 인재 선발에 관심을 가지고 채용을 진행한다. 국민은행은 디지털금융, 데이터 분석 채용분야를 신설하고 신입사원과 경력직의 일종인 전문직무직원을 합해 하반기 약 500명을 채용한다. 신한은행은 디지털빅데이터, IT 채용부문을 신설하고 하반기 450명을 뽑는다. 하나은행은 250명을 채용하며 디지털 관련 지식기술 보유자를 우대한다고 밝혔다.

카드사들 중 신한카드는 하반기 총 50여명을 선발하고 디지털 역량만 평가하는 디지털 패스 전형을 신설했다. 현대카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부문을 포함해 50~6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밝혔다.

금융공기업 중에는 기업은행이 250명, 신용보증기금 108명, 기술보증기금은 60명 등으로 대부분 확대 채용한다.

금융권의 채용확대는 최근 금융권에서 희망퇴직‧점포폐쇄 등으로 기존 직원들의 수가 줄어드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에 정부의 눈치를 본 결정으로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지적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신입들에게까지 희망퇴직을 권유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려면 다양한 채용분야가 생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디지털 부문 신설도 일례로 볼 수 있다.

이번 채용인원 확대가 보여주기 식에서 끝나지 않으려면 금융권의 시장 변화에 따라 분야를 넓혀 다양한 인재를 채용해야 할 때이다.

[신아일보] 정수진 기자 sujin29@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