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무릎 꿇게한 '특수학교 설립'… 서울 곳곳 '충돌'
엄마 무릎 꿇게한 '특수학교 설립'… 서울 곳곳 '충돌'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7.09.17 1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랑·서초도 갈등… "특수학교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교육감-주민토론회에서 공진초 터에 특수학교가 아니라 국립한방의료원이 들어서길 바라는 주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교육감-주민토론회에서 공진초 터에 특수학교가 아니라 국립한방의료원이 들어서길 바라는 주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열린 '서울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토론회'에서 장애인 학생의 부모들은 학교를 설립하게 해달라며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이 같은 일은 온라인상에서 사진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장애인 특수학교 건립을 사회적인 논란으로 떠오르게 했다.

자식에게 교육을 시키기 위해 무릎까지 꿇어야하는 장애인 학생 부모들의 안타까운 현실에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으나 갈등은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장애인 특수학교 건립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강서구만의 일이 아니다.

1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강서구 외에 현재 설립을 추진 중인 다른 특수학교 2곳 역시 주민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201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강서구에 서진학교를, 서초구 염곡동에 나래학교를, 중랑구에 동진학교를 각각 짓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들은 지체장애인 특수학교라는 점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염곡동 주민들은 동네가 낙후해 특수학교보다 지역발전 시설이 들어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언남초와 주민센터가 내곡동 쪽으로 옮겨갔고, 공공기관 등의 이전도 예정돼있는 만큼 특수학교까지 설립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인근 내곡동에 다니엘학교라는 특수학교가 있으므로 '특수학교 지역균형 설립'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중랑구의 경우에는 다른 2곳보다 먼저 학교 설립이 추진됐으나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5년째 학교를 지을 땅조차 못 정한 상태다.

당초 동진학교는 한 중학교 땅 일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추진됐으나 주민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정순경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대표는 "다른 복지시설이 있다고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특수학교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서울/김용만 기자 hm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