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에 ‘속수무책’ 韓기업 중국시장 철수 봇물
사드 보복에 ‘속수무책’ 韓기업 중국시장 철수 봇물
  • 김동준 기자
  • 승인 2017.09.1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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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트 철수에 이어 계열사 매각설까지
이마트, CJ, 오리온 등도 구조조정 단행
출입금지 표시가 붙어있는 롯데마트 단둥점 (사진=연합)
출입금지 표시가 붙어있는 롯데마트 단둥점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이 장기화되면서 한국기업들의 중국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된 것은 롯데그룹이다. 그룹은 현재 중국 현지에 유통, 제과, 음료, 화학 등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롯데마트는 중국사업을 정리하기 위한 매각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 일각에서는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현지법인 매각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롯데제과는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는 롯데아이스산둥 법인을 지난 6월 400만위안(약 7억원)에 중국 회사로 매각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중국 법인의 공장 일부 매각을 추진중이다. 현지사업 적자가 누적된 롯데오더리음료와 롯데후아방음료유한공사를 합병하고 중복설비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2010년 중국 럭키파이 홈쇼핑 지분을 인수하며 중국시장에 뛰어든 롯데홈쇼핑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충칭지역 사업 운영권을 현지기업에 넘겼고, 산둥과 원난 2곳의 운영권도 현지 업체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중국사업을 정리한 업체도 있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앞서 사업철수를 결정했다. 1997년 중국에 진출하면서 30개까지 매장을 확대했지만, 적자가 누적되면서 철수 수순을 밟아왔다.

CJ오쇼핑도 중국사업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남방CJ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고, 동방CJ 철수설도 나오고 있다.

현대홈쇼핑 역시 현지방송을 중단했다. 또한 합작사와의 경영권 소송도 진행중이다.

사드 여파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4% 감소한 오리온은 현지 계약직 판촉사원 규모를 20% 가까이 줄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지만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대부분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위험부담이 큰 중국사업 비중을 줄이거나 동남아로 시장 다변화를 이루는 등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동준 기자 blaam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