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번 버스' 기사 "인터넷이 사람 인생 망가뜨렸다"
'240번 버스' 기사 "인터넷이 사람 인생 망가뜨렸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9.17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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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240번 버스 아이 유기사건'의 기사가 심경을 고백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1일 오후 6시 27분경 서울 광진구 건대역 정류장에서 건대입구역 정류장을 향해 출발한 직후 여성 승객 B씨가 "어린 딸이 혼자 내렸으니 버스를 세워 달라"고 요청했으나 기사가 이를 했다고 알려지며 파문이 일었다.

이 같은 내용은 해당 버스에 타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한 승객이 ‘목격담’처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무차별적인 비난과 억측을 쏟아냈고, 언론은 속보경쟁 식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를 냈다.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서울시와 A씨의 딸은 직접 나서서 알려진 내용과 달랐던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고 나섰다.

이에 해당 사건의 최초 게시자도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과의 글을 게재했다.

이 게시자는 “감정에만 치우쳐서 글을 쓰게 됐다. 제대로 상황 판단을 못하고 기사님을 오해해서 글을 썼다.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다”라면서 “기사님을 찾아뵙고 사과드리겠다. 잘못된 부분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마녀사냥' 피해자가 된 버스기사 A(60)씨는 버스회사 측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휴직계까지 냈지만, 회사 측의 만류로 당분간 휴가를 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마녀사냥이라는 거 들어보기만 했다”라며 “이렇게 인터넷이 사람 인생을 망가뜨릴 수도 있구나”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아울러 그는 최초 게시자의 사과를 받을 생각이 없고, 최초로 이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서는 고소 가능 여부를 경찰에 문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